한인학교 중등부 마지막 수업 '선배와의 대화'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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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박은경
작성일 : 2021-12-23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4 ~ 7기
현) 함부르크 한인학교 교장

지난 12월 17일 함부르크 한인학교에서는 올해 마지막 중등부 수업으로 '선배와의 대화'가 열렸다. 한인학교 4명의 졸업생 초대손님이 방문하여 [학교생활과 한글학교의 의미]를 주제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재학생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주제토론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중등부 소속 5, 6, 7, 8학년 학생이 30여 명 참석했고 졸업생 황보윤, 황보근, 마빈 라이스뮬러, 윤마음 선배 4명, 담당 교사 5명이 참석하여 평소에 다루기 어려운 주제토론을 이어갔다.


한인학교의 교육목표는 한국어, 한국 문화역사 교육을 통하여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다. 12세 이상의 청소년들은 그 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맞게 되고 긍정적인 정체성 확립은 청소년기의 성장과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재외동포 2세들은 이중 언어와 이중 문화로 인해 더 복잡한 혼란에 빠질 수도 있고, 한글학교가 한국인 정체성 확립을 위해 역할하고 있으나 주말학교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12년 동안 다녀야 하고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엄마 손을 잡고 즐겁게 입학했던 학생들은 중등부에 이르는 나이가 되면 왜 한글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갈등을 느끼게 된다. 이런 딜레마와 정체성 확립에 대한 대답을 자신들과 같은 환경에서 공부했던 선배들의 입을 통해 찾고자 이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황보윤 졸업생이 대담을 진행하며 재학생들의 관심주제를 쉽게 제시했다. 첫 질문은 한인학교를 재미있게 다니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언어도 학생들에게 부담 없는 현지 언어로 진행했다. 먼저 졸업생들의 생각과 경험을 들어보고 재학생들의 의견과 생각을 스스로 말하게 유도했다. 서로의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지면 진행자의 참여를 줄이고 졸업생들과 재학생 사이의 자연스러운 토론으로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세부 주제로는 한인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지? 한국 문화의 좋은 점, 내가 좋아하는 한국문화는 무엇인가? 현지 학교에서 다른 문화에 대한 차별 경험이 있었는지?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 갈등, 부모와의 소통, 이중문화와 이중언어에 대한 스트레스 등 꺼내기 어려운 주제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행사를 주관했던 중등부 조한옥 교사는 지난번에 시행했던 고등부 선배와의 대화 때와는 또 다른 학생들의 반응을 전했다. 고등부 주관 선배와의 만남에서는 근현대사 관련 한국 이민사에 대한 배경지식 공부가 있었지만, 올해는 사전 배경지식 없이 하다 보니 중등부 학생들의 반응이 다른 점이 있었다.

또 다른 점은 지금 12세 정도의 학생들은 어려운 이민 세대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 위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란 아이들이란 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세대별 접근법이 달라져야 하며 이제 한국의 문화는 세련됨의 아이콘으로 세계인들에게 자리 잡고 있어 우리 문화를 전하는데 어떻게 그들을 배려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왜 한글학교에 와야 하나?
- 재학생: 금요일 오후 독일학교 끝나고 또 한글학교에 와야 해서 괴롭다. 수업이 지루하다. 수업보다는 친구를 만나는 것에 비중이 더 크다. 한글학교가 통학 거리가 먼 경우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적다.
- 졸업생: 학급이 재미있는 경우 모든 문제를 떠나서 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있는 곳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크다.

2. 외모에서 차별
- 재학생: 한국에서 받는 차별로는 한국말 잘하네. 너 외국인 같다. 반대로 독일에서 받는 차별로는 독일말 잘하네. 너 외국인이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졸업생1: 차별은 문화적 소양이 없는 사람들의 열등감 표현이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든다.
재학생: 같은 외모임에도 늘 한국에서나 독일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한다. 다른 유머, 문화, 억양을 가졌다.
졸업생2: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진 것이 더 많은 장점이 있다. 음식, 관계 형성,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3. 학생 부모가 모두 한국인(한국어 사용)일 경우/한 분만 한국인일 경우
재학생: 독일어 도움받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게 했고, 교육열이 높다. 한국에서 독일에 와서 바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닌 경우에 많이 당황했다. 바깥에서 한국어 사용했을 때, 다른 음식문화로 인해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다.
졸업생3: 우리도 어릴 적에는 부끄러움이 더 컸으나 커서는 자랑스럽게 생각되었다. 교우 관계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친구들에게도 시간을 주는 게 좋다.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면 학업이나 직업 선택 시 여러 가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4. 차별을 당한 경우와 그에 대한 대응
재학생: 처음엔 억울해서 울었으나 차츰 인정하게 되었다. 밀면서 폭력은 방법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졸업생4: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으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반대로 우리가 다른 외국인을 차별한 경우는 없나?
재학생: 절대 동조하지 않는다.
졸업생1: 다른 어린이가(외국계)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나?
재학생: 도와줄 어른이 있는지 살핀다.
졸업생1: 학교 교사가 차별한다고 느낄 때는 없었나?
졸업생2: 처음엔 내가 문제를 제기하면 나쁜 성적을 받을까 봐 참았으나 결론적으론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성적도 더 좋아지거나 나빠지지 않더라. 보통 선생님들은 자신이 한 학생에게 던진 작은 농담이 얼마나 그 학생에게 상처를 주는지 모른다. 그런 일이 있다면 참지 말고 부모님이나 교장과 상담을 권한다. 학교 생활하는데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 졸업생3: 고학년이 될수록 인종차별 또는 모든 차별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5. 한국인 부모와의 갈등: 부모가 한국에서 자란 가정의 경우 독일 문화에 대한 이해도는?
재학생: 수학을 도와주는 데 방법이 달랐다. 다른 친구들의 성적을 묻는데 이해가 안 되었다. "누가 1점 받았어?"라고 물으며 친구와 비교했다. 부모의 생각과 다른 미래를 선택할 경우 응원해주는 부모님이 있을까?
졸업생: 부모가 자란 교육환경을 조금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적 순위, 학교 순위 등 한국 교육 환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6. 한국인이라 자랑스러워요
재학생: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냐는 질문보다는 한국인이냐는 질문을 더 자주 받는다. BTS나 오징어 게임에 관해 많이 묻는다.
졸업생: 졸업생들이 느끼기에도 한국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사회적인 인식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도 한국인이 갖는 장점이 더 많으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7. 마무리
졸업생: 부모님과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한글학교 친구들은 매우 소중하다.
졸업생2: 같은 정체성을 가진 친구들은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하다.

8. 교사 총평
재학생 참석자가 너무 많아 작은 단위로 운영하여 재학생들의 발언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정체성 교육 방법에서 관점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으로 차별을 받는 입장보다는 주목을 받는 입장으로 바뀌었으므로 선진국 수준에 맞는 매너를 익혀야 한다. 문화적 우월성을 가진 입장에서 다른 문화를 대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들 나이가 어려(고등부보다)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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